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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법과 일반 상식/법률정보

곗돈 그리고 계의 종류

우리가 흔히 곗돈 탔다~라고 하는데 계는 언제부터 시작했을까?

계는 삼한시대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며 상부상조 정신에서 비롯된 우리 민족 고유의 서민 금융수단이죠. 


현대시대에 수많은 금융기관들이 각종 첨단 금융기법을 적용한 상품을 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친목계나 형제계는 물론 반지계, 명품가방계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물론 수천억원을 굴리던 다복계가 깨져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된 적도 있었고 부작용도 많아서 요즘에 계라고 하면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계의 종류


계의 종류는 계원의 구성이나 계의 목적에 따라서 분류하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곗돈을 타는 방식에 따라서 번호계와 낙찰계로 나눕니다. 번호계는 미리 순번에 따른 이자를 정해놓고 계원끼리 순번을 정해 곗돈을 받는 형식으로 운영되며 순번계라고도 합니다. 급전이 필요한 계원은 앞 번호를, 높은 이자소득을 원하는 계원은 뒷 번호를 신청하게 됩니다.


낙찰계는 가장 낮은 곗돈을 받겠다고 써내거나 가장 높은 이자를 주겠다고 써낸 계원부터 먼저 곗돈을 타는 방식입니다. 일종의 입찰 방식으로 곗돈 타는 순서를 정하는 것이죠.


급전이 필요한 사람은 번호계보다는 더 쉽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낙찰계를 선호하는데요, 하지만 급전을 받아간 사람이 곗돈을 못 부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에 계가 깨질 위험도 그 만큼 높으며 따라서 계로 인한 형사문제는 대부분 낙찰계에서 발생합니다. 뉴스에서 문제가 된 다복회도 낙찰계였었습니다.



계가 깨졌을 경우 법률관계는?


번호계의 법적 성질은 계원 상호간의 금융 조달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조합 계약에 해당한다는 것이 법원의 판례입니다. 그래서 조합의 재산은 조합원의 합유에 속하고, 조합이 해산하는 경우, 즉 계가 깨진 경우에는 민법의 규정에 따라서 청산 절차를 밟아야 하며 계주에게 계 불입금을 돌려달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번호계가 깨졌을때에는 먼저 곗돈을 타가고 계 불입금이 남아 있는 계원과 아직 곗돈을 타지 않은 계원 간의 정산을 통해서 곗돈을 먼저 타간 계원이 다른 계원들에게 돈을 돌려줘야 합니다.



반면에 낙찰계의 법적 성질에 대해 우리 법원은 계주가 개인사업으로 계를 조직하여 운영하는 것으로서 오직 계주와 각 계원 사이에만 개별적으로 정산관계가 성립하는 것으로 봅니다. 따라서 계가 깨진 경우 이미 곗돈을 받아간 다른 계원들에게는 청산을 요구할 수는 없으며 계주에게만 불입금을 반환해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왜 계가 인기가 있을까?


목돈을 만들기 좋은 수단입니다. 일단 계가 형성되면 계원들은 의무적으로 정해진 날 일정액을 불입해서 목돈을 만들게 됩니다. 이때 빨리 곗돈을 타는 사람은 이자를 많이 내기는 하지만 금융기관과 달리 담보 없이도 돈을 빌릴 수 있으며 늦게 곗돈을 타는 사람은 금융기관보다 훨씬 높은 이자수입을 올릴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금을 내지 않으며 돈의 출처도 묻지 않습니다. 은행에서 이자를 받게 되면 20%가 넘는 이자 소득세를 내야 합니다. 그러나 곗돈 이자는 은행보다 높은데다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며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 때문에 계가 검은돈을 세탁하는 수단으로 이용되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계는 강력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폐쇄적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사회적ㆍ인적 교류를 넓히기 좋은 수단이 됩니다. 진입장벽이 높은 반면에 내부 구성원이 되기만 하면 인적 네트워크 형성과 정보 습득에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