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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위메이드 크런치 모드 논란, 이런 회사가 좋은 게임을 만들 수 있나?

야근을 강요하는 게임회사에서 좋은 게임을 직원들이 만들 수 있을까?

최근 판교의 게임 개발업체인 위메이드에서 사내 공지가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을 보면서 아직 우리나라 회사의 근무환경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


위메이드측에서 8개월 동안 야근에 성과가 좋지 않을 경우 부당한 조처가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공지한 것인데요, 8개월 동안 야근하는 것도 억울한데 결과에 따른 부당한 조치까지?!


위메이즈 크런치 모드위메이즈 크런치 모드


개발자 커뮤니티에 게시된 사진을 보면 위메이드의 내부 자료로 추정되는 슬라이드 자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핵심 내용은 '크런치 모드'로 개발 업체에서 종종 사용하는 용어입니다. 게임의 출시 직전 혹은 출시 이후에 업데이트를 앞두고 내부 인력이 일종의 비상근무체제로 상당한 양의 야근을 이어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진을 살펴보면 위메이드에서는 '크런치 모드 방식 변경'이라며 4월부터 11월까지 크런치 모드를 이어가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하게 되었습니다. 4월과 6월이 빠져있었는데 해당 월이 포함되어 무려 8개월 동안 크런치 모드를 이어가게 되는 것입니다. 


  • 평일 근무 시간은 10:00~21:00로 변경
  • 토요일 및 공휴일 정산 근무 10:00~19:00
  • 팀에서 지정한 공유일 (추석, 어린이날) 및 일요일 휴무
  • 일요일은 선택적 출근 및 근무 10:00~19:00
  • 휴가 사용은 병가, 경조사 외 최대한 자제
  • 마일스톤 별 빌드 종료 후 해당 주의 주말 - 화요일까지는 자율적 근무 시간을 적용


위메이즈 크런치 모드 논란, 추가 복지 방안을 살펴보니 헛웃음이 나오네요.위메이즈 크런치 모드 논란, 추가 복지 방안을 살펴보니 헛웃음이 나오네요.


일요일에 '선택적 출근 및 근무'라고 명시되어 있는 부분도 사실상 직원들이 받아들이기에는 알아서 출근하라는 소리죠.


또한 이와 관련해서 '수당 반납'이라고 표기된 부분.

자료를 살펴보면 '개발 이슈로 연내 출시 불가 시 수당은 반납'이라고 표기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노동법상 불법입니다. 당당히 불법을 사내 게시판에 공지를 한 셈이죠.


수당이라는 것은 임금이며 근로자나 회사의 성과와 상관이 없습니다. 회사의 성과와 상관없이 근로를 했으니 당연히 돈을 주는 것인데 이를 반납하라는 것은 어처구니 없는 상황입니다. 


심지어 식사시간도 30분으로 줄이고, 주말근무는 기본, 휴가 사용도 힘든 상황. 심지어 식사시간도 30분으로 줄이고, 주말근무는 기본, 휴가 사용도 힘든 상황.


근로기준법에서 정하고 있는 주간 근로시간은?

52시간입니다. 그런데 위메이드에서는 이보다 21시간이나 많은 73시간 근무를 강요학 ㅗ있는데요, 현행 근로기준법을 살펴보면 법정 근로시간 위반시 사용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또한 연장근무와 주말특근에 대한 수당은 지급이 되지만 사실상 개발자들과 사전 합의 없이 앞으로 8개월간 휴일도 없이 근무를 강요하는 셈이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게임업체들의 대부분의 경우 신작의 출시일자를 맞추기 위해서 살인적인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자살사건이나 과로사가 발생하는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이번 사태로 고용노동부에서는 게임업체 뿐만 아니라 근로환경 실태조사를 철저하게 해주었으면 합니다.


위메이드측 입장과 다르게 크런치 정책 자체가 강압적이었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출처 : thisisgame위메이드측 입장과 다르게 크런치 정책 자체가 강압적이었다는 제보가 있었습니다. 출처 : thisisgame


그렇다면 위메이드 측 입장은?

의도와 다른 오해라고 하지만 누가 과연 그 말을 믿을 수 있을까? 위메이드 관계자는 "특정개발팀에서 열심히 일하겠다는 좋은 의도로 시작한 것인데, 문제가 있으면 보완하겠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앞에서는 오해라고 말하며 반성하는 모습이 아니라 고발자를 색출해서 처리하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는 상황입니다.


위메이드는 과거에도 새벽까지 개발자들에게 개발을 종용하는 분위기로 사무실의 불이 꺼지지 않아서 '판교의 등대'라는 불명예스러운 별명까지 있었습니다. 당연히 회사 앞에 택시가 새벽까지 줄을 서있었고 새벽 5시에 퇴근한 직원이 정시에 출근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게다가 이렇게 비인간적으로 일을 했찌만 개발자들은 별다른 보상을 받지 못하고 대부분 구조조정을 당했었습니다. 게임 출시와 동시에 개발자들이 대량으로 해고된 사례가 위메이드는 많았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보상을 주지 않기 위한 편법'으로 밖에 볼 수 없습니다.


실제로 위메이드는 2015년 9월 499명이었던 직원에서 400명 가까이 구조조정을 하며 99명만 남는 등 수 많은 실업자를 만들어냈지만 위메이드 박관호 의장의 경우 이번 주주배당에서도 48억733만 원의 배당금을 챙겼었습니다.


게임업계에서 개발자들이 일을 하는 것을 보면 회사에서 마치 '마른 수건 짜기'와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노동부에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서 게임업계, 더 나아가 우리나라의 모든 회사의 열악한 노동환경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